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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글 ;모예진 그림 | 노란상상 내용을 짐작하기 쉽지 않은, 호기심을 잔뜩 불러 일으키는 제목이다. 나쁜 말을 일삼는 준수에게 어느 날 수상한 아저씨가 나타나 준수의 ‘나쁜 말 냄새’를 수집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가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뭉클한 부분도 있어서 감동적이기도 하다. 준수가 만난 수상한 냄새 수집가 아저씨의 말처럼 사람의 말에는 마음에서 싹을 띄우는 씨앗이 있다. 어떤 말로 어떤 씨앗을 틔울지는 우리들의 몫이다. 은어, 축약어, 비속어 등 우리 주변에는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과 편리성에 의해 말이 변하고 있지만, 굳이 바른말을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아이와 함께 평소의 언어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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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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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이희은 | 사계절(사계절출판사) 얼핏 보면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빨간 동그라미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둘의 모습은 닮았지만, 서로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는 두 동그라미를 통해 누군가와 처음 관계를 맺기 시작할 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과연 우리는 똑같을까?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이 질문에 직접 대답하면서, 스스로 세 번째 동그라미가 되어 서로 존중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사과의 맛도, 좋아하는 줄무늬의 종류도 서로 다르지만,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책의 형태는 접지선이 접히는 부분을 경계로 대칭적인 구성이다. 두 동그라미가 네모난 그림책 공간 안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는 광경을 생동감 있게 그렸으며, 글 또한 다양한 의성어, 물음표와 느낌표를 활용하였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형광을 활용한 산뜻하고 감각적인 감 사용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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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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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지음 ; 신인수 옮김 | MiraeN아이세움 : 미래엔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이것은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흔히 묻는 질문이다. 어찌 보면 단순히 ‘과학자요’,‘선생님이요’라고 어린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직업 중 맘에 드는 것 하나를 골라 답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 이 질문은 다 큰 어른들에게도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장래희망은 단지 내 맘에 드는 멋있는 직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어야 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진로 관련 책들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의 종류나 소개 등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장래희망을 찾기 위해 ‘내가 뭘 하고 싶고 뭘 좋아하는지’, ‘직업이란 무엇인지’, ‘돈은 많이 벌어야만 좋은 것인지’ 등 직업을 찾기 위해 꼭 생각해 보아야 할 15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나의 장래희망을 좀 더 흥미롭고 구체적으로 찾아갈 수 있다. 아직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갈지 미래에 대해 막연해 하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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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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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비 스토에프 글 ; 마테야 아르코바 그림 ; 김경연 옮김 | 다봄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오기 전, 숲 속은 평화로웠다. 다람쥐들은 나무 위에 있는 도토리를 따고쥐들은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 양식으로 삼았다.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를 쥐들이 주워 가는 것을 다람쥐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는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쥐들이 주워 가는 것을 ‘훔쳐간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쥐들이 다람쥐를 비웃는다고 거짓말을 한마디 덧붙이자 다람쥐는 쥐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고슴도치는 이렇게 다람쥐에게 미움을 팔았고, 미움은 이토록 작은 거짓말에서 생겨나 숲속 마을 전체를 불행으로 만들었다. 책 표지의 ‘누가 너를 싫어하는지 궁금하지 않니?’라는 질문이 매우 흥미롭다. 이 질문의 대답이 궁금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왔을 때 쉽게 미움을 사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는 주변에서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라고 부를 만한 것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를 친구에게 듣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미움을 산 숲속 동물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보며,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나타나도 늘 경계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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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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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안녕달 | 창비 하교길에 눈이 소복이 쌓인 들판에서 아이는 눈아이에게 팔, 다리와 눈,입, 귀를 만들어 준다. 아이는 눈아이와 눈빵을 먹고 썰매를 타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아이는 점점 작아지고 더러워진다. 숨바꼭질을 하자는 눈아이의 제안에 아이는 술래가 되지만 눈아이를 찾지 못한다. 이듬 해 겨울, 아이는 등교길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눈아이를 다시 만난다.유년 시절 겨울에 친구들끼리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든 추억이 떠오른다. 눈아이가 녹아 없어지는 것을 숨바꼭질로 보여준 작가의 표현력이 기발하다. 눈이 소복이 쌓인 아름다운 산골 풍경과 아이들의 귀여운 표정이 그림책을 보는 내내 미소 짓게 한다. 아이와 눈아이의 헤어짐을 보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듬 해 겨울 다시 만난 눈아이의 활짝 웃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른들에게는 유년시절 눈사람을 만들어 본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눈아이와의 따뜻한 우정을 보여 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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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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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데이비드 맥컬레이 ;옮김: 이한음 | 아울북 : 북이십일 이 책은 1957년에 10살 어린이 데이비드의 가족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증기선을 타고 이주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통해 증기기관의 발명과 원리, 증기선의 제조 과정 등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정보를 수월하게 풀어낸다. 엔진과 프로펠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섬세한 일러스트와 설명은 평소 교통수단이나 건축물의 구조에 관심 많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준다. 돛단배부터 거대 여객선에 이르기까지 해양 이동수단의 발달사와 증기선 설계자인 깁스 형제의 삶도 함께 다루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접혀 있던 페이지를 길게 펼치면 20세기 거대 증기선의 내부를 세세하게 관찰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배를 타고 자유롭게 항해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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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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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온 글 ;이소영 옮김 | 씨드북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보다 하나의 단점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외모 콤플렉스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신기한 “마음안경점”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새 안경을 맞추고 세상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다름’은 틀리고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함’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다. 타인과 다른 나만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특별함을 수용하며 마음이 튼튼하고 자존감 높은 어린이가 될 수 있길 꿈꾸어 보자. 더불어 타인의 다름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도 길러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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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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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 글·그림 | 길벗어린이 배낭을 메고 호기롭게 길을 나서는 표지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첫 장을 펼치니 모험을 나서는 이는 없고, 꾸지람 듣는 아이가 울상을 지으며 제가 아니라 ‘오른 손’의 잘못이란다. 이렇게 귀엽게 변명하는 아이를 누가 혼낼 수 있을까. 이 책은 ‘오른 손’이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켜 호기심과 모험심을 억압받는 어린이의 내적 갈등을 기발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아이는 시시때때로 손톱을 뜯고, 개미를 죽이며 제멋대로인 ‘오른 손’을 남들과 같은 착한 손으로 만들기 위해 어른처럼 조용히 타일러 본다. 그렇지만 ‘오른 손’이 보기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너무 많고, 그건 너무 재미없는 일이다. 아이는 과연 ‘옳은 손’으로 길들일 수 있을까?이 책에 등장하는 재기 넘치는 캐릭터와 다양한 색처럼 아이들은 저마다의 욕구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거운 모험으로 받아들일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질 수 있으리라. 그것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멋진 여행을 계속 선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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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