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
 |
김윤정 | 국민서관 | 2016
독특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던 『엄마의 선물』작가가
이번에는 친구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냈다.
기법은 앞의 책과 같다.
책장을 펼치면 두 친구가 한 면에 하나씩 양쪽으로 나뉘어 있지만,
OHP필름 페이지를 넘기면 떨어져 있던 친구들이 한데 뭉치게 된다.
그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에게 다른 친구가 도움을 준다.
컵이 비어 있으면 물을 나누고, 비를 맞고 있으면 우산을 씌워주고, 넘어져 있으면 일으켜준다.
굳이 뭔가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기소침해 있는 친구 옆에 함께 앉아 있기만 해주어도 친구는 얼굴이 환해진다.
『엄마의 선물』보다 훨씬 더 일상적이면서 감각적인 소재와 캐릭터들이 책 전체를 생생하게 만든다.
표지의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구체적 형상 없이 무채색 그림자처럼 표현된 것은,
독자가 그 그림자에 자신을 대입해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설정한 작가의 작전인 듯하다.
이 책은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을 앞에 모아 놓고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읽는 이는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보는 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캐릭터가 아이라고 해서 아이들만 보는 책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아빠 엄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서부터 오래된 친구를 떠올리는 어른들까지,
누구에게든 깊은 감흥을 주는 책이다.
|
2017-02-02 |
128
|
 |
남정민 | 라이스메이커 | 2016
왜 안 나올까 이제나저제나 했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인 까닭이다.
그만큼 출산․육아휴가의 공론화를 더 미룰 수는 없다.
어쩌면 한국사회가 직면한 난제 중 하나인
인구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무이의 선택카드다.
엄마가 불행하면 모든 건 사라진다.
남성전업의 보조역할로서의 전업주부는 그 역할을 잃어버렸다.
맞벌이가 아니면 당장의 호구지책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래놓고 애 낳아서 잘 기르라 벼르고 얼러본들 비난만 살 뿐이다.
판을 깔아줘야 사람은 움직인다.
더 이상 워킹맘이 죄인이면 곤란하다.
이들이 웃어야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
제도를 만들었다고 끝난 건 아니다.
제도가 있어도 못 쓰면 무용지물이다.
한국의 육아․출산휴가가 그렇다.
인식 개선으로 3개월 육아휴가야 꽤 일반화됐다지만 아직 멀었다.
출산휴가는 물론 남편의 휴직 활용은 어불성설이다.
책은 자녀 셋을 키워낸 열혈 워킹맘의 출산휴가․ 육아휴직 사용설명서다.
선택받은(?) 직업․ 회사라 보편화하기엔 위화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저자 주장이 퇴색하진 않는다.
책은 두 파트로 나뉜다.
앞은 다양한 사례분석, 뒤는 일종의 행동강령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조화가 왜 힘들고,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생히 묘사한다.
특히 출산휴가 후 복직보다 퇴사가 많은 상황에서
‘경단녀’함정에 안 빠지도록 나름의 준비사항과 로드맵도 제안한다.
저자의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육아휴직을 두 번 해보니 감당 못할 일은 아니라는 쪽이다.
출산파업이 거센 지금, 그 양립조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해본다.
|
2017-02-02 |
127
|
 |
글 마르타 반디니 · 마찬티 · 조반나 보시, 그림 리카르도 메를로, 옮김 김현주 |
다섯수레 |
2016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어린이를 위해서 출간된 고식물학 책입니다.
식물계에도 생물의 진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화석들이 많이 있습니다.
식물은 동물들과 달리 화석이 되는 경우가 드물고, 보존이 어렵습니다.
구조와 생김새가 다양하기 때문에 식물을 이해하려면 남다른 상상이 필요합니다.
이 책을 통해 식물의 역사와 진화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줄기와 가지, 잎의 비율과 모든 구성 요소의 크기를 비롯해
아주 작은 가시부터 결절, 솜털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여러 부분의 연결방식을 고려한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식물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스스로와 자손들을 위해 햇빛이 드는 자리를 정복합니다.
기발한 방법으로 동물을 끌어들여 꽃가루를 옮기기도 하는 매개자입니다.
종족 전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식물에 대한 경이로움이 담긴 책입니다.
식물은 매일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만나는 풀과 나무의 진화과정이 담긴 이 책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흥미를 느낄 것입니다.
|
2017-01-03 |
126
|
 |
이현 글, 김령언 그림 |
비룡소 |
2016
‘목을길게뻗으면구름에이마가닿을락말락해서
비오는날몹시불편할만큼목이긴사우르스’ 미르는 거대한 공룡입니다.
그러나 동네에 어린 공룡이라고는 미르 하나입니다.
“아아, 심심해!”하고 투덜거리던 어느 날, 어른들 몰래 마을 밖으로 놀러 나갔다가
갑자기 불어 닥친 눈보라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 버리게 됩니다.
혼자가 되어 버린 미르, 그 때 눈앞에 콧구멍보다 작은 '쥐라나뭐라나쥐 잘남 씨'가 나타납니다.
잘남씨는 미르의 사정을 듣고 마침 공룡 마을로 가던 길이라며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잘남 씨와 길을 가게 된 미르는 부모 잃은 일곱 마리 쥐들을 만나 동행하게 되고
공룡 친구도 만나지만 너무나 포악한 육식공룡 ‘돌개’의 거짓말에 속아 위험에 빠지고 맙니다.
과연 미르는 무사히 공룡 마을까지 되돌아갈 수 있을까요?
주인공 미르는 낮선 환경에서 혼자라고 느꼈을때
비로소 평소에 보이지 않던 작은 동물들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세상에는 나와 다른 친구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겨울이 가고 나면 곧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새로 입학하는 친구들도 있고, 한 학년 올라가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책에서 나와는 조금 다른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모두가 소중한 친구라는 것을 깨닫고
미르처럼 잊지못할 멋진 추억과 우정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
2017-01-03 |
125
|
 |
김경민 글, 김미은 그림 |
밝은미래 |
2016
조용하고 평화로운 별나라마트에 침입자가 나타났어요.
그 침입자는 마트에 있는 수많은 물건 중에 단팥빵만 골라 먹는 특이한 습성을 가졌어요.
정체불명의 생명체에 의한 별나라 마트 단팥빵 습격 사건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계속되었어요.
도대체 누가 한 짓일까요?
참다못한 주인공 한별이가 출동합니다.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마트에 출몰하는 범인을 잡으러 간 거죠.
하지만 한별이는 아직 밤이 무서웠고 오들오들 무서움을 견디며 야간 잠복근무까지 서게 됩니다.
고생한 끝에 드디어 범인을 잡게 되는데요.
전혀 생각지 못한 뜻밖의 범인이 나타나자 모두 깜짝 놀랍니다.
한별이는 이 범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왜냐하면 한별이의 가슴속엔
그리움의 대상, 변하지 않는 사랑,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남아있었던 거예요.
마트 습격 소동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은 후,
한별이는 아빠를 그리워하던 마음을 어느 정도 풀고 다시 따뜻한 사랑을 이어가게 됩니다.
유쾌하고도 흥미진진한 창작동화로 중간에 인터넷 문자창 등을
그림으로 보여주어 책읽기를 힘들어하는 어린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2017-01-03 |
124
|
 |
홍그림 |
이야기꽃 |
2016
꼬마는 조랑말과 함께 부푼 설렘을 안고 즐거운 여행길을 나섭니다.
떠나고 얼마 안 되어서 만난 넓은 들판은 따뜻하고 평온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복면을 쓴 괴한이 나타나 총으로 조랑말을 ‘빵’하고 쏘는 게 아니겠어요.
즐겁기만 할 것 같았던 여행길도, 조랑말도, 산산이 부서져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꼬마는 포기하지 않고 조각난 조랑말을 하나 하나 이어 붙여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꼬마와 조랑말은 어두운 우주, 깊은 해저, 심지어 공동묘지를 지나가면서도
조랑말을 망가뜨리려 하는 나쁜 녀석들을 계속 마주치게 됩니다.
꼬마는 포기하지 않고 조랑말을 지켜내면서 둘만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용기’와 ‘성장’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철학적인 그림책입니다.
어려운 상황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꼬마를 통해 ‘용기’를,
비록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씩씩하게 여행을 떠나는
조랑말의 모습을 통해 ‘성장’을 배울 수 있습니다.
상처 받은 어른에게도 마음의 위로와 용기를 주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
2017-01-03 |
123
|
 |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지음,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이상희 옮김,
그림책 공작소 |
2016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합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어려웠던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어른의 손등은 점점 거칠어집니다.
새로운 단어가 사전에 오르기도 하고
원래 있던 단어가 영영 사라지기도 합니다.
잃는 것도 있지만 얻는 것도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내 주변의 상황과 사물 등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달라지고 소멸하며 발전합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의 태도를 가지고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시간별 변화의 사례를 들어줍니다.
작가의 말대로
시간이 흐르면 연필은 짧아지고 지우개는 닳아 없어지며,
빵은 딱딱해지고 과자는 눅눅해집니다.
가까운 사물의 변화를 비교하면서 그려내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줍니다.
포르투갈 아동작가협회(SPA) 선정 '2015년 최고의 어린이책' 상과
‘2014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수상했습니다.
선명한 색감과 세부 표현이 생략된 간결한 그림이 돋보입니다.
바삐 살아가느라 시간의 의미를 놓치고 있던 어른들에게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
2017-01-03 |
122
|
 |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6
사랑하는 동생이 사라진 누나를 찾아 떠나는 그림책입니다.
동생은 누나와 함께 했던 추억과, 같이 나누었던 이야기의 단서를 찾아
할아버지와 함께 열기구를 탑니다.
독자들도 열기구에 오른 것 같은 느낌으로 발 아래 펼쳐지는 세상을
구석구석 돌아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습니다.
동생은 작품 내내 누나의 취향을 조목조목 재잘거립니다.
누나를 찾아 다니는 곳곳마다 흥미로운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국수를 뽑아내는 기계에서 무지개가 떠오르고
할아버지가 내뿜은 담배연기는 구름이 되어 몽실몽실 그려지기도 합니다.
사람과 친구를 맺고 게임하는 동물들, 커다란 목욕통을 끌고 가는 거북이 등
그림에는 또 다른 숨겨진 주인공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에서 출발했던 열기구는 세상을 한바퀴 돌고 마지막에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누나가 찾아떠났던 환상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요.
어쩌면 동생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기에 그렇게 집을 나섰을 지도 모릅니다.
동생은 여행으로 그 이야기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렇게 찾아다녔던 누나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예순이 넘은 나이의 작가가 어린이의 마음을 담아 그린
동화의 세계로 멋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드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쓴 스웨덴 작가 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핀두스' 시리즈도 읽어보세요.
|
2017-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