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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레슬리 일리, 그림 폴리 던바 | 한울림스페셜 | 2015 이 책에는 장애아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친구들과 따뜻한 선생님이 나옵니다. 다함께 만들어 가는, 모두가 행복한 통합교육교실의 모습을 그린 책입니다. 루이는 자폐성 장애 아동인데 친구들은 루이가 자신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 친구들은 학용품을 빌려주고, 함께 축구도 하며 루이를 배려합니다. 루이가 공을 잘 못 받아도 루이에게 계속 패스를 해 주지요. 루이가 공의 발끝만 스쳐도 잘했다고 격려하고 칭찬해 줍니다. 통합교육 교실에서는 친구의 장애를 먼저 인정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배려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활속에서 배웁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장애아동 루이에게만 예외가 인정되는 상황과 정성스런 주위의 배려에 처음에는 불만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루이의 환한 웃음 덕분에 주인공도 마음이 환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통합교육은 장애,비장애 아동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같이 성장하는 교실를 지향합니다. 장애 친구들은 친구들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더디지만 소통을 배우고 비장애 친구들은 장애 친구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게 됩니다. '다름'은 차별이 아니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와 조금 다른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어린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미 곳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통합교육의 모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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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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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나 크리스티 글, 린다 부스 스위니 그림, 서소영 옮김 | 키즈엠 | 2015 바람이 불자 딸랑 딸랑 청아한 풍경소리가 들립니다. 덜컹 덜컹 창문이 움직이는 소리도 납니다.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가 바람에 연을 실어 날립니다. 연은 하늘 위로 높게 떠오릅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바닥에 떨어졌던 나뭇잎들이 빙빙 날아오르고, 들판의 풀들은 춤을 춥니다. 이 책은 바람 부는 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갈매기와 파도에 휩쓸려 무너지는 모래성 같은 자연의 모습과 상점이 늘어선 거리, 놀이터 등 익숙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바람이 몰고 온 먹구름으로 비가 쏟아지자 할머니와 아이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옵니다. 밝고 아늑한 집에 앉아서 비 내리는 창 밖을 조용히 바라보는 아이의 눈길에서 따뜻하고 평온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붓 터치는 바람이 부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으며 사물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를 경쾌한 의성어로 나타낸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보여줌으로써 바람 부는 날의 기억과 풍부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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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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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경 글, 강지영 그림ㅣ길벗어린이 | 2015
다소 어려운 물리학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지식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생활 속에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힘인 '중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물방울, 새똥, 모래알 등 지구의 모든 사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비롯해 철봉에 거꾸로 매달린다거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갈 때와 올라갈 때 느끼는 힘과 운동의 차이를 통해 중력의 원리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은 지구가 아닌 다른 장소인 달과 우주에서 경험하는 중력의 크기를 예로 들어서 구체적인 이해를 돕습니다.
지식을 시각적인 그림으로 표현하여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을 보는 것처럼 여러 가지 과학 정보를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색을 사용한 강렬한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그림을 그린 강지영 작가는 잉크를 묻힌 판을 눌러서 찍어내는 판화기법으로 작업했는데 이 기법도 중력의 힘을 이용한 것어서 흥미롭습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화살표 이미지는 중력의 끌어당기는 힘을 연상하게 합니다. 과학적 원리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는 어린이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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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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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 아미티지 글, 드류고든 그림, 신현림 옮김ㅣ 상상스쿨 | 2015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떠나는 하룻동안의 행복한 기차여행 이야기입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더불어 다양한 의성어로 운율을 살린 문장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톰과 할아버지는 블루베리 언덕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 차창 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있어요. 뒷칸에 앉은 또래 소녀 메이지와 톰은 금세 친구가 되어 가지고 온 인형들을 꺼내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지요. 드디어 블루베리 언덕의 나무 아래에 도착한 톰과 할아버지, 메이지와 할머니는 같이 도시락을 나눠 먹고, 공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차가 고장이 나서 플랫폼에서 다른 기차를 기다려야 했지만 그 순간에도 톰과 메이지는 슛, 슛, 슛 장난을 치며 놀이에 열중했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톰과 메이지는 인형을 안고 잠이 듭니다. '쌔근 쌔근' 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부분은 단계적으로 작은 목소리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잠자기 전에 부모님이 자녀에게 읽어 주기 좋은 책입니다. 따뜻한 봄날 이 그림책을 들고 가족들과 함께 짧은 기차여행을 떠나보세요. 톰이 메이지를 만났던 것처럼 아마도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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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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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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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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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육 |
2016
입으로 전해오던 우리 신화들을 갈래별로 묶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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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화는 상처받은 인간이 세상 밑바닥에 떨어진 뒤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로소 신이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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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창조하고
,
인간의 삶을 관장하고
,
운명을 점지하며
,
죽음 이후를 관장하는 열 가지 신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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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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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더 레이우 | 그림책공작소 | 2016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우두커니 창밖을 보던 남자가, 나무로 지은 오두막을 뜯어 아주 긴 나무다리를 만든다. 그러고는 숲을 떠나 세상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나무다리 덕분에 멋진 세상 구경을 아주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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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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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스티븐슨 글, 방상호 그림, 이지혜 | 책속물고기 | 2016“우는 사람과 웃는 사람의 차이 / 단지 ㅅ 한 개의 차이 / 우는 사람 옆에 사람(人) 하나 있어주면 된다네.” 몇 년 전 국어시간에 형민이라는 아이가 쓴 시의 한 부분이다. 시옷(ㅅ)을 사람인(人)으로 보고, 우는 사람 옆에 사람 하나 있어주면 웃는 사람 된다는 참신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최우수상을 줬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힘들고 지쳐있을 때 힘이 될 수 있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옆에 있어 준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12살배기 소년 잭은 자꾸만 엉뚱한 신기록에 도전한다. 그 이유는 늦둥이 동생 애니의 돌연사로 인해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우울증에 빠져 있는 엄마가 어서 빨리 웃음을 되찾기를 바라서이다. 잭이 무엇인가 엉뚱한 도전을 하면 크게 웃어주던 엄마였기 때문이다. 흔들의자에 오래 앉아있기, 날계란 많이 먹기, 소시지 빨리 먹기 등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던 중 새로 이사 온 여자 친구 케이트의 명랑함과 다정함에 이끌려 터놓고 고민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엄마의 회복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잭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케이트는 물론 케이트의 엄마인 리바인 아줌마, 사촌 앨런의 도움을 받아 잭은 특별한 도전을 하고 그 덕분에 잭의 엄마는 기운을 차린다. ‘사랑만이 유일한 해결책일 때도 있단다. 상대방이 그 사랑을 느끼고 안심하도록 해 주는 거지.’라는 리바인 아줌마의 말처럼 엄마를 향한 잭의 사랑이 엄마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다. 잭이 엄마를 위한 특별한 도전에 성공하는 장면에서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는 장면에서 우리가 감동을 받는 이유는, 우리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신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잭의 말처럼 누군가 힘들어하고 있는데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것이 나쁜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마음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스스로 슬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옆에 조용히 있어주는 것, 사랑의 온기를 담은 눈길로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것, 우는 사람과 웃는 사람의 차이는 단지 사람 하나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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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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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지음 |
비룡소 | 2016
무시무시할 정도의 디테일,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엄중한 주제. 그림책 작가 이기훈의 작품 세계이다. 그는 첫 작품 『양철 곰』부터 볼로냐 라가치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어린이 심사위원 상 수상 등 예사롭지 않은 주목을 받아왔다. 인류가 탕진한 지구를 양철 곰이 자신의 몸이 녹슬어 스러지도록 바쳐가며 회생시킨다는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책 『빅 피쉬』는 노아의 방주를 뒤집는 패러디였다. 물을 뿜어낸다는 전설의 ‘빅 피쉬’를 잡아온 인간이 그 물을 독점하려다 홍수에 휩쓸린다는 스토리. 방주에 올라탄 것들은 인간을 뺀 모든 동물이었고, 동물들이 허우적거리는 인간들을 내려다본다는 결말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 인간들은 구석기인이었으니, 인간의 재앙스러운 탐욕은 고대부터 SF적 미래까지의 인류 역사를 통과하는 이 작가의 가장 첨예한 문제의식이었다.
세 번째 책 『알』은 약간 다른 주제를 보여주는 듯하다. 엄마가 냉장고에 넣어둔 달걀을 몽땅 꺼내 이불 속에 묻고 품는 아이. 그 달걀에서는 사슴에서 기린까지, 온갖 동물들이 깨어나고, 아이는 그 동물들을 엄마 몰래 먹여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천진한 아이의 유희 정신, 동물과 인간의 어울림이 펼쳐지는 흐뭇한 판타지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시무시한’ 디테일과 밝지만은 않은 색감, 강에서 오리 배를 타던 아이와 동물들이 폭포에 떨어져 바다로 쓸려가고, 거대한 고래에게 삼켜져 그 뱃속을 헤매는 장면들은 이 이야기를 그저 귀여운 아이의 상상으로만 밀어놓을 수는 없게 만든다. 더구나, 역시 충격적인 결말이라니. 아이가 없어진 후 사진을 들여다보며 슬퍼하던 엄마 앞에 오리 한 마리가 날아와 놓고 간 것은, 하얀 알 하나다. 엄마가 품어주면 거기서 아이가 짠, 하고 깨어 나올까? 하지만 의혹에 잠긴 엄마의 표정, 알을 덮치는 듯한 엄마의 손이 유난히 강조되는 구도는 그런 낙관을 주저하게 만든다.
작가는 전작 두 편과 달리 결말을 열어 놓는다. 어떤 독자는 이 작품이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지만 ‘아이들에게 어려울 것 같다’는 『양철 곰』이 ‘어린이 심사위원’들에게서 상을 받은 만큼, 아이들의 상상은 더 다채롭고 광활하게 펼쳐질 것 같다. 이렇게 어렵고 무거워 보이는 책을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내는 작가, 알아봐주는 독자가 있어서 그림책 세계는 더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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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